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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독서감상문쓰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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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소개

수상작 소개 상세내용
제목 백범일지를 읽고
작성자 김영민(고양국제고) 개최일 2021-11-25 조회 378

 백범일지를 읽고

                                                                                                고양국제고등학교 

1학년 6반 김영민

 

나는 사실 오랫동안 백범 김구 선생을 접해 왔다. 백범일지의 존재를 알았던 시점은 아마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인 것 같다. 백범일지를 읽으려고 몇 차례 시도해 보았지만, 번번이 실패하였다. 까닭은 책의 내용도 어렵거니와 시대 배경과 많은 등장인물이 낯설었고 솔직히 말하면 재미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쯤 되니 백범일지는 필독서 리스트의 후 순위로 한참이나 밀려났다. 백범 선생은 독립운동가이자 민족의 지도자라고 손쉽게 정의 내리고 나니 굳이 백범일지를 완독하지 않아도 된다는 얄팍한 생각마저 들었다. 일종의 자기 합리화라고 할까. 그러자 마음까지 한결 가벼워졌다.

 

그러던 차에 백범일지가 이번 여름방학 과제로 완독해야 할 필독서로 지정되고 말았다. 결국엔 두꺼운 백범일지를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빽빽한 글자로 가득한 두꺼운 책을 보니 아차 싶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진작 읽어둘걸. 후회감이 엄습했다. 자의 반 타의 반 백범일지를 읽어 내려갔다. 나는 심각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상상했던 김구 선생은 전혀 다른 모습이 아닌가. 고정관념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김구 선생을 단순히 독립운동가, 민족의 지도자로만 정의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백범일지를 읽다 보니 중학교 역사 수업부터 국제고 역사 수업까지 배운 내용들이 갑자기 숨을 쉬기 시작했다. 역동적으로 살아 숨쉬기 시작했다. 수업시간에 배운 동학농민운동, 을미 사변, 갑오개혁, 애국계몽운동, 신민회 활동이 등장하고 손병희, 이준, 민영환, 이재명, 최익현, 신돌석, 서재필 등 역사 시간에 공부해본 영웅들이 도처에 등장하며 무장 독립운동의 이봉창과 윤봉길 의사까지 등장하였다. 한 편의 영화처럼 김구 선생은 도처에서 종횡무진 주연 배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다. 김구 선생의 어린 시절의 삶에는 왜곡된 신분제도 속에서 신음하는 농민과 노비의 피폐한 삶이 담겨 있었고, 삼정의 문란과 외세의 침략으로 신음하는 조선 민중의 삶은 백범 선생의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어린 김구가 공부에 전념한 이유는 왜곡된 신분제도를 극복하고자 했지만, 오히려 당시의 부조리한 현실 속에 갇히어 허둥대는 모습만 재현되고 있었다. 그의 삶 속에서 시대의 아픔과 고통이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백범일지를 읽으면서 놀라웠던 부분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다른 자서전이나 위인전과 달리 영웅적인 면모보다는 백범 본인의 내적 갈등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백범 선생도 고독, 좌절, 비정함을 느끼는 한 명의 인간이었다는 것이고 어떤 때는 답답할 만큼 융통성이 없었으며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서라면 무모할 만큼의 고집과 비정함도 가지고 있었다. 아내나 죽은 딸을 챙겨주지 못하였고, 백범 본인의 탈옥으로 부모가 투옥되었던 장면을 보면 이런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재미난 점은 백범 스스로 관상을 공부하다가 자신의 얼굴이 못생겼다고 고민하는 모습, 얼굴이 못생겼으니 마음이라도 수양을 하자는 생각, 동학을 이끌다가 좌절하는 모습, 독립운동가 이재명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무기를 빼앗고 씁쓸해하는 모습, 아내와 어머니가 한편이되어 잔소리를 하면 쩔쩔매는 인간적인 모습도 빼놓을 수는 없겠다.

 

두 번째는 백범 선생의 정신을 배우고 알아야 하는 이유를 깨닫게 해주었다는 점에 있다. 백범 선생은 어떤 돌발적인 상황에도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사건을 파악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국익과 국민을 위해 결단할 수 있는 판단력을 가졌다. 나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 숲을 조망하는 큰 시야는 백범 선생의 커다란 장점이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백범은 안악에서의 3.1 만세 운동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거절을 한다. 백범이 3.1 운동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너무 의외라서 자세히 살펴보니 백범의 속뜻은 대한의 독립은 단순히 만세만 불러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장래의 일을 계획하고 진행해야 하므로 백범 본인의 참여 여부가 독립과 바로 연결되는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김구 선생은 청년을 대상으로 글을 가르치고 교육을 강조하는 애국계몽운동을 수년간 실시하며 고향에서 교육에 신경을 쓰는 농민에게 토지를 더 빌려주는 부분은 김구가 나라를 위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그밖에도 을사늑약에 반대해 장래에 대한 큰 계획 없이 일어난 을사의병을 비판하거나 안명근이 독립운동자금을 모으자는 제안에 대해 장래를 대비해서 인재 양성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며 분을 참고 다수 청년을 대상으로 군사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모습은 백범의 넓은 안목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백범 김구가 존중받는 이유는 여러 이념을 아우르며 통합하는 그의 균형 잡힌 생각에서 찾을 수 있다. 백범은 합리성을 가진 유교적 소양과 관습을 존중하면서도 근대적 요소인 자유와 평등의 가치까지 알고 있었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당시 서양이라면 무조건 오랑캐라고 배척하는 분위기를 성토하고 실사구시의 자세로 배울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배워야 한다는 유연한 모습과 아무리 주자학이 중요하다고 한들 백성을 괴롭히는 인습에 불과하다면 배척해야 한다는 생각은 백범 선생의 합리성과 균형적 감각을 일깨워준다. 일례로 그의 스승이었던 고선생과 논쟁하는 부분은 정말로 압권이었다. 설령 탐관오리들이 사람의 얼굴을 가지고 있더라도 금수의 행실을 한다면 이는 오랑캐의 소행이고 오랑캐라도 문명이 발달되었다면 배워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당시 조선이 걸어가야 할 사회상을 이야기하고 있었다고 본다. 백범은 봉건제도를 타파하고 근대화로 나가야 함을 역설하였던 것이다. , 백범 선생이 항일투쟁에 있어서 무장 독립투쟁을 전개하며 이봉창과 윤봉길 의사와 만나 이야기하는 부분은 위인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어서 매우 흥미진진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가슴이 뛴 순간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벅찬 부분은 나의 소원부분이다. 동포에게 대한독립과 완전한 자주독립을 바라는 부분과 자유를 강조하는 부분도 물론 감동이지만 그중에서 문화국가를 지향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는 백범 선생의 말은 지금들어도 혁명적이다. 아니 어떻게 그 시절에 시대를 앞서가는 주장을 펼 수 있었을까?

 

나는 우리나라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내가 남의 침략에 마음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백범 선생이 대한독립과 민주주의 그리고 민족의 통일을 강조하고 헌신하였다는 점만 보더라도 대단한데, 문화의 힘을 강조하며 문화강국이 최종 목적이라고 힘주어 말한 대목은 전율마저 느끼게 한다. 특히 백범 김구의 문화강국은 오늘날 21세기 대한민국이 걸어야 될 길까지 제시한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백범 김구 선생을 단순한 독립운동가, 민족의 지도자로 한정짓는 것은 백범 김구 선생의 가치를 저평가하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백범일지를 읽으면 읽을수록 백범 선생은 천의 얼굴을 가진 사람이었고 그는 평범한 인간이자 민족의 위대한 지도자로 불릴 수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획기적인 경제발전과 확고한 민주주의 체제를 확립하였지만, 남북분단의 현실 속에서 미국의 군사력과 첨단기술, 중국의 굴기와 경제력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만약 동시대에 백범 선생이 계셨다면 어떤 말을 하였을까. 아무래도 문화의 힘,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문화강국을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한류로 대표 되는 우리의 소프트파워는 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지지하게 만들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과 함께 세계문화를 이끌어 가는 또 다른 주류가 될 것이다. 백범은 봉건제도를 타파하기를 원했고 백성에게 이로운 것이라면 서양 문물이라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외세를 물리치는 우리의 자주독립을 바탕으로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하되 모든 이의 궁극적인 목표는 문화강국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백범일지에서 김구 선생이 걸어온 족적을 돌아보며 진정으로 그가 꿈꾸고 그리던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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