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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독서감상문쓰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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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작 소개

수상작 소개 상세내용
제목 『백범일지』(白凡逸志)를 읽고
작성자 이동규(양산제일고) 개최일 2017-11-30 조회 79

백범 김구(金九) 자서전

백범일지(白凡逸志)를 읽고

 

양산제일고등학교

1학년 5반 이동규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부터 다 읽을 때까지도 몰랐다. 백범일지라는 제목을 보고 당연히 백범의 독립운동 개인사를 하루하루 기록한 日誌라고 생각해버렸다. 그러다가 책의 표지에서 문득 白凡逸志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깜짝 놀랐다. 장장 400 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으면서도 제대로 제목을 알 지 못했던 나에 대해······. 그리고 逸志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라서 찾아보았다. ‘세속을 초월한 높은 뜻이 바로 백범일지의 일지였다. 하마터면 제목도 모르고 책만 읽고 지나갈 뻔 했다. 이 자서전에서 백범 김구 선생님의 세속을 초월한 높은 뜻은 당연히 독립된 나라에서 백성들의 자유로운 삶을 위한 굳은 의지이다. 김구 선생님은 이 자서전에서 본인의 이름과 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름을 김구金龜에서 김구金九로 바꾼 것은 일본의 민적에 올라있는 金龜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이고, 백범은 당시 조선 사회에서 하등사회의 구성원인 백정(白丁)과 범부(凡夫)를 뜻한다고 한다. 백정과 범부들이 모두 자신과 같이 독립을 열망하고 노력하면 분명 독립을 이룰 것이라는 생각에서 작명하였다. 김구 선생의 독립에 대한 열망이 자신의 이름 하나에도 투영되어 있었다.

 

이 자서전은 일종의 역사책이었다. 보통 우리가 읽는 한국사책에서는 알 수 없는 세세한 역사적 사건들과 그 역사 속 주인공들의 생각이나 태도를 김구 선생님의 눈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1905년에 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뺏기 위해 강제적으로 맺은 조약이 을사조약이라는 설명이 한국사책의 설명이었다. 나는 을사조약이 강제적이긴 했지만 체결 되었구나 이렇게 단순히 생각했다. 백범일지를 읽으면서 비로소 을사조약을 반대하기 위한 민중들의 투쟁을 알 수 있었다. 나라가 국권을 강탈당할 때 백성들이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구나, 무력하게 수동적으로 당한 줄로만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상해 임시 정부 시절에 이봉창의 임시정부 방문과 일본 천황에 폭탄을 투척하기로 하고 동경으로 떠나기 전까지의 준비과정, 특히 이봉창 선생이 동경으로 떠나기 전 사진관에서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영원한 쾌락의 길을 가는 것이니 웃으면서 사진을 찍자고 했다는 장면에서는 역사책에서는 보여주지 않는, 대의를 위해서는 죽음까지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독립운동가의 의연한 모습을 보았다. 그렇지만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본인이나 가족의 이익을 위해서도 아니면서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죽음의 길로 스스로 나아가는 그 마음속은 과연 어땠을까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았다. 윤봉길 의사와 홍구공원 투탄 의거 준비과정도 세세하게 설명해주었다. 윤봉길 의사는 성품이 매우 침착하고 용감한 사람이었다고 기술되어 있다. 429일 오전 7시 종소리를 듣고 홍구공원으로 떠나면서 윤봉길 의사가 자신의 6원짜리 시계는 한 시간 밖에 쓸 수 없는 물건이니 김구 선생님의 2원짜리 시계와 바꾸자고 하는 그 장면은 사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독립운동사의 뒷이야기이긴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윤봉길의 대범하고 담담한 성품을 알게 되면서 새삼 그의 표정을 한 번 떠올려보게 했다. 나라와 자유를 되찾는데 드는 비용이 의로운 분들의 수많은 목숨들이었다는 것을 다시 새겨보았다. 사실 목숨을 바친 이 분들의 거사가 일본인의 입장에서 테러리스트의 테러로 받아들여지는 것 또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고 흑백의 이분법으로 생각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 분들의 거사를 숭고하다고 볼 수밖에는 없다. 나와 나의 가족과 나의 친구들에게 나라와 자유를 되찾아 물려주신 분들이기 때문이다.

 

백범일지를 읽으면서 김구 선생님의 파란만장하고 고독한 일생 자체에 숙연한 마음으로 존경을 보내면서 더불어 김구 선생님을 존재하게 만든 많은 숨은 영웅들의 이야기에 주목해보았다. 을미사변의 분을 풀기위해 국모보수國母報讎(국모를 시해한 것에 대한 앙갚음)의 명분으로 일본 군인을 살해하여 사형선고를 받고 인천 감옥에 수감되었던 때에 김창수를 구명하기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바친 사람, 인천 감옥 탈옥 후 떠돌이로 생활하는 김창수를 적극적으로 도와준 사람들, 김구가 일본군인 살인자 김창수였다는 것을 상해로 떠나기 전까지는 서로가 다 알면서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소극적인 조력자들, 나라의 운명을 한탄하여 자신의 목숨을 초개같이 버리는 사람들, 김구의 굳은 의지와 강인한 성품을 알고 상해 임시정부의 주석으로 활동할 수 있게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도 경의를 표한다.

 

2017년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김정은의 핵무기로 나라안보의 위협을 받으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무척 실망스러운 것은 우리나라의 안보주권이 온전히 우리에게 있지 않은 현실이다. 코리아 패싱이라는 괴상한 단어가 신문 주요 면을 연일 장식한다. 트럼프의 미국과 시진핑의 중국이 사실상 대한민국의 안보에 대한 결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김구의 시대와 다를 바가 없을 지도 모르겠다. 현명하고 결단력 있는 지도자가 절실한 시대라는 것이 그때와 지금의 공통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반도를 위기로부터 과연 자주적으로 수호해 나갈 수 있을지 자주적이라는 이 의미에 대해 우리 국민들 모두 생각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김구의 일생을 보면서 그는 변화에 매우 유연하게 적응하고 폭넓게 수용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수선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동학에 입도했으며, 시대 변화에 따라 신학문을 적극 받아들이고 배우고 가르쳤고, 탈옥 후 도망자의 신분으로 스님 생활을 하기도 했고, 기독교에 입문하여 교육과 계몽 사업에 매진하였고 나라의 운이 다한 것을 알고 나라를 떠나 임시 정부의 구성원이 되고 결국 독립의 영광을 보았다. 몸과 마음의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적극 받아들이는 유연함이 그를 위대하게 만든 원동력일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의 독립운동을 지지하고 도와주었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위대한 사람의 탄생은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 해도 혼자만의 힘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한다. 훌륭한 리더를 만들어내는 데는 훌륭한 followship을 가진 동료들이 꼭 있어야한다는 것, leadership만큼 위대한 followship, 공동의 올바른 목표에 대해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함께 하면 얼마나 힘이 증폭될 수 있는 지, 탁월한 혼자보다 보통의 여러 사람이 더 위대한 힘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한다. 백범일지를 통해 김구 선생님이 말하려는 것이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몇 년 전 상해 여행 때 들렀던 상해 임시정부 청사의 모습이 떠올랐다. 당시의 나에게는 그 장소가 지나간 역사의 공간으로서 한 번 쯤 들러 볼 만한 곳이라는 단순한 의미였다. 지금은 좀 다르게 더 생동감 있는 장소로 다가온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김구 선생과 동지들이 그 비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고 탁자에 둘러앉아 차를 마시고 노는 척 하면서 구국회의를 하고 이중 스파이 노릇을 하던 조선의 인물들이 몰래 건물로 스며들듯 들어와 김구 선생님과 밀담을 나누었을 모습을 자연스럽고 선명하게 상상했다.

 

김구 선생님이 나의 소원에서 언급한 박제상이 내 차라리 계림의 개, 돼지가 될지언정 왜왕의 신하로 부귀를 누리지 않겠다.”는 그 말씀이 김구 선생님의 우리나라가 독립국만 된다면 가장 미천한 자가 되어도 좋다고 한 그 마음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나라와 자유가 없는 국민의 참담한 심정을 찬찬히 느껴본다. 우리 세대도 미래 세대도 다시는 공감할 필요가 없어야하는 말이다. 나의 소원에서 선생님이 정치 이념으로 우선 자유를 이야기할 때 선생님의 정치 철학이 무척 세련되었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가 갖기를 열망하는 것이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하신 말씀도 아주 멋진 말이다.

 

김구 선생님의 삶은 개인적으로는 불행과 고독의 연속이었다. 수년간의 감옥 생활과 고문으로 얻은 상처들은 이루 말할 수 없고, 부모님의 고생스러운 옥바라지, 어린 딸들의 사망, 젊은 아내의 사망,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외로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태로운 시간들이 그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민족의 지도자로서 그는 무한한 존경을 받지만 나는 인간적으로 그 분의 인생에 측은함을 느낀다. 27년간의 유랑 생활을 마치고 광복된 고국으로 돌아온 심정을 표현한 구절에서 함께 감격했었다. 나의 인생 17년보다 10년이나 더 오래 유랑생활을 했다는 것이 놀랍다. 이 악조건 속에서 무엇이 그를 끝까지 이끌었을까? 이 책의 제목처럼 逸志가 그를 이끈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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